루나 상폐 날짜 제각각…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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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은지이이 작성일22-05-28 08:30 조회96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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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거래소별 운영 정책 달라…의사 결정 제각각거래소별 상장폐지 일자 최대 2주 차이 나정부 거래소 감독 권한 부재…이용자만 불편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한국산 코인 '루나'와 자매코인 '테라USD(UST)'의 동반 폭락 사태를 계기로 국회가 당정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방향을 논의한다. 사진은 24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지원센터에서 관계자가 시세를 확인하는 모습.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와 가상자산특별위원회는 이날 관계부처와 긴급 당정 간담회를 열고 대책을 점검한다. 간담회에는 빗썸, 업비트 등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대표 8인도 소집됐다. 2022.05.24. kkssmm99@newsis.com[서울=뉴시스] 김제이 기자 = 수십조원을 호가하는 네이버나 카카오의 기업가치가 한순간에 휴지 조각이 되는 일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코인 시장에서 일주일 만에 3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일주일 만에 증발한 일이 발생했다. 스테이블코인 3위였던 테라USD(UST)의 자매코인 루나(LUNA)다.코인 발행사마저 메인넷 운영을 중단하고 프로젝트 실패를 인정해버린 사건이다. 국내 코인 거래소는 계속되는 루나의 폭락에 이를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지만 거래소 별로 상장 폐지 시기는 최대 2주가 넘게 차이가 난다. 중앙화된 증권거래소와 달리 코인 거래소는 개별 거래소가 각자의 정책에 기반해 운영되기 때문이다.고팍스는 지난 16일, 코빗은 다음 달 3일 루나 '상폐'테라USD와 루나는 연일 99% 이상 하락하며 수십조원의 시가총액이 한순간에 사라진 코인이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 순위 기준 한자리에 들던 코인이었기에 피해 규모도 시장 여파도 상당했다. 지난 15일 기준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루나를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만 28만명으로 집계됐다.루나는 국내 거래소 기준으로 지난달 초만해도 14만원대까지 올랐던 코인이었다. 루나는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 대표와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의장이 공동 창업한 테라폼랩스의 코인이다. 테라폼랩스는 이중토큰시스템을 도입해 스테이블코인인 테라USD(UST)와 루나를 묶어서 운영해왔다.루나와 UST는 알고리즘으로 연결돼 있어 UST 수요가 늘어나면 루나가 추가 발행되고, UST 수요가 줄어들면 알고리즘에 의해 루나로 테라를 구입해 소각되는 방식이다. UST는 '1테라=1달러'로 미국 법정화폐와 가치가 고정(페깅)돼 있으나 대규모의 매도세를 견디지 못하고 두 코인이 연속 붕괴한 것이다. 연일 폭락이 이어 지난 14일 권도형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 프로젝트 실패를 인정하며 사과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지난 7일부터 UST와 루나가 급락하기 시작하자 지난 11일 루나를 취급하는 국내 주요 거래소들은 루나를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고 거래소 간 입출금을 제한했다. 이후 13일에는 고팍스, 업비트, 빗썸이 루나에 대한 거래지원 종료(상폐)를 발표했다. 고팍스는 지난 16일에 루나를 상폐했고, 업비트는 20일, 빗썸은 27일에 루나에 대한 거래를 종료했다. 코인원과 코빗도 지난 25일 루나에 대한 상폐를 결정하고 각각 다음 달 1일, 3일에 거래 서비스를 끝낼 예정이다.주식과 달리 코인 거래소는 개별 정책에 따라 운영거래소마다 루나에 대한 상장폐지 날짜가 다른 데에는 중앙화된 증권거래소와 달리 코인 거래소는 개별 정책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이다. 코인 거래소는 내부 상장 기준에 따라 프로젝트를 상장하고 관리한다. 유의 종목도 개별 규정에 따라 지정하게 되는데 대체로 모든 거래소가 상장 시 제출한 로드맵과 달라지거나, 중요한 기술 변화에 대한 늦은 대응, 낮은 유동성 등이 보이면 유의종목으로 지정하는 편이다.이후 종목 지정 사유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업비트의 경우 거래지원 종료 10일 전에 상폐 공지를 올린다. 빗썸은 14일, 코인원 14일, 코빗은 14일, 고팍스는 7일이다. 대부분의 거래소에서 퇴출한 것이지만 시기는 각각 다르다.거래지원 예고 후 가장 빠르게 루나를 퇴출한 고팍스의 경우 사안의 중대성을 인지하고 상장폐지 결정과 더불어 긴급히 거래를 종료했다는 설명이다.고팍스 관계자는 "루나의 메인넷 등에 명백한 문제가 발견됐고 피해 규모가 크다 보니 거래지원 종료 여부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 됐다"며 "해당 문제가 거래소 내부에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했고, 루나의 평가가치 하락이 워낙 가팔라서 빠르게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내부에서도 해당 가상자산에 대한 거래지원을 종료할지에 대한 결정 과정도 다르기에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될 수밖에 없다. 거래가 종료 후에는 종료 시점 기준 가격으로 원화 출금하거나 가상자산 자체를 외부 지갑 옮길 수 있지만 종료일 기준 30일간만 가능하기에 상장폐지 날짜는 투자자에게 자산을 옮길 수 있는 중요한 정보인 것이다.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가상자산 거래소에 대한 감시나 관리·감독할 규정이 없어 거래소 나름대로 내부 규정을 정해 운영하고 있다 보니 여러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거래소도 난감한 경우가 많아 루나 같이 큰 이슈가 터졌을 때 정부에서 가이드라인이 내려진다면 거래소나 투자자 입장에서도 좀 더 수월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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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 경제에는 수많은 역할 모델이 있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이 이렇게 한다더라."하면 그게 모범이 되고 정책으로 채택되곤 했다.정보에 대한 신뢰도 그랬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정보마저도 세계은행이나 IMF 통계를 더 믿었다. 그 통계가 사실은 한국 통계청에서 가져간 자료인데도 말이다.세상이 변해서 요즘은 한국이 모방할 만한 역할 모델이 별로 없다. 많은 부분에서 한국은 이미 선도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서도 이제는 한국적 모델의 설정이 필요하다.전 세계를 시장경제체제가 주도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모습은 조금씩 다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약간씩 다른 시장경제 시스템이 저마다 궁합이 맞는 정치 시스템을 요구한다는 것이다.시장경제시스템에 관한 대표적인 학술적 분류로는, 경제발전이나 시장실패 예방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조정시장경제 시스템과, 되도록 시장자율에 맡기는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이 있다.
그간의 연구들을 보면 조정시장경제 시스템은 주로 독일과 북유럽, 일본을 비롯해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다.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들어 유통망을 통해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 제조업의 특성상, 여기서의 중점적인 투자형태는 장기투자가 주력일 수밖에 없다.이런 나라들에서 정치는 조율과 협치가 중요한 다당제와 연정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노동 문제를 비롯한 민감하고 중요한 현안들은 노사정 협의체제에서 다자간 협의를 통해 방향이 정해진다.이에 비해 영국과 미국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는 주로 금융과 서비스업이 발달돼 있다. 거대한 공장이나 설비가 필요 없는 두 산업의 특성상, 투자형태는 단시간 내 이익실현을 선호하는 단기투자가 주력이다.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정치 형태는 빠른 정책 결정과 강력한 추진이 보장되는 양당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 걸까. 몇 가지 측면에서 한국은 앞서 기술한 일반적인 분류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도성장기 한국은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정부가 경제전반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갖고 기업에 막대한 정책자금을 지원하며 시장경제를 끌어왔다는 점에서 볼 때, 전형적인 조정시장경제의 나라로 볼 수 있다.IMF 이후 미국식 자유시장경제가 강제적으로 도입되다시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제조강국 타이틀 획득에, 조정시장경제가 강력한 뒷받침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한국이 조정시장경제에 가깝다면 정치형태가 다당제나 연정 형태여야 시너지를 낼 텐데, 한국 정치는 명목상 다당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치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사실상 양당제로 운영돼 왔다.거기에다 사실상 양당제인 한국의 정치는 극한 대립과 갈등을 사회전반에 조장하면서, 조정시장경제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인 사회적 합의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용안정과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정 협의는 항상 실패의 노정을 걸어왔다.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이해집단 간의 협의나 조율 역시,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만한 것이 거의 없다.나라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똑같은 틀을 강요할 수 없지만, 제조 강국에서 경험적으로 필수라고 여겨지는 조율과 협의를 유도하는 정치적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그것까지 더해졌다면 대한민국은 훨씬 더 잘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지금의 경제현실을 살펴보면, 한국 경제는 자동차와 조선, 철강, 전자와 같은 전통 제조업의 강국인 동시에, 혁신과 창의성 및 빠른 전환이 필요한 IT 강국이기도 하다.정부가 선두 지휘하는 조정시장경제가 전통 제조강국 시절에 잘 먹혔다면, 지금의 우리 상황에서는 시장자율을 중시하되, 규제혁파로 혁신을 북돋우는 레벨업된 정부의 조정기능이 필요해 보인다.모방할 대상이 없는 시대,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정치경제 시스템을 모색해야 할 때다.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지칭하든, 거기에는 노사정과 여야를 비롯한 이해집단 간에, 갈등과 파탄 대신 조율과 합의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철종 논설위원)
과거 우리 경제에는 수많은 역할 모델이 있었다. "미국과 일본, 유럽이 이렇게 한다더라."하면 그게 모범이 되고 정책으로 채택되곤 했다.정보에 대한 신뢰도 그랬다. 한국 경제에 대한 정보마저도 세계은행이나 IMF 통계를 더 믿었다. 그 통계가 사실은 한국 통계청에서 가져간 자료인데도 말이다.세상이 변해서 요즘은 한국이 모방할 만한 역할 모델이 별로 없다. 많은 부분에서 한국은 이미 선도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경제와 정치 시스템에서도 이제는 한국적 모델의 설정이 필요하다.전 세계를 시장경제체제가 주도하고 있지만 나라마다 모습은 조금씩 다르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약간씩 다른 시장경제 시스템이 저마다 궁합이 맞는 정치 시스템을 요구한다는 것이다.시장경제시스템에 관한 대표적인 학술적 분류로는, 경제발전이나 시장실패 예방을 위해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조정시장경제 시스템과, 되도록 시장자율에 맡기는 자유시장경제 시스템이 있다.
그간의 연구들을 보면 조정시장경제 시스템은 주로 독일과 북유럽, 일본을 비롯해 제조업이 발달한 국가에서 채택하고 있다. 공장을 짓고 제품을 만들어 유통망을 통해 판매해서 수익을 얻는 제조업의 특성상, 여기서의 중점적인 투자형태는 장기투자가 주력일 수밖에 없다.이런 나라들에서 정치는 조율과 협치가 중요한 다당제와 연정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노동 문제를 비롯한 민감하고 중요한 현안들은 노사정 협의체제에서 다자간 협의를 통해 방향이 정해진다.이에 비해 영국과 미국 등에서 채택하고 있는 자유시장경제는 주로 금융과 서비스업이 발달돼 있다. 거대한 공장이나 설비가 필요 없는 두 산업의 특성상, 투자형태는 단시간 내 이익실현을 선호하는 단기투자가 주력이다.자유시장경제를 채택한 나라들의 정치 형태는 빠른 정책 결정과 강력한 추진이 보장되는 양당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 걸까. 몇 가지 측면에서 한국은 앞서 기술한 일반적인 분류 기준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고도성장기 한국은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정부가 경제전반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갖고 기업에 막대한 정책자금을 지원하며 시장경제를 끌어왔다는 점에서 볼 때, 전형적인 조정시장경제의 나라로 볼 수 있다.IMF 이후 미국식 자유시장경제가 강제적으로 도입되다시피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제조강국 타이틀 획득에, 조정시장경제가 강력한 뒷받침이 됐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한국이 조정시장경제에 가깝다면 정치형태가 다당제나 연정 형태여야 시너지를 낼 텐데, 한국 정치는 명목상 다당제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치민주화 이후 지금까지 사실상 양당제로 운영돼 왔다.거기에다 사실상 양당제인 한국의 정치는 극한 대립과 갈등을 사회전반에 조장하면서, 조정시장경제에 반드시 필요한 덕목인 사회적 합의 시스템을 완전히 망가뜨렸다.고용안정과 근로조건에 관한 노사정 협의는 항상 실패의 노정을 걸어왔다. 민감한 이슈에 대한 이해집단 간의 협의나 조율 역시,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만한 것이 거의 없다.나라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기에 똑같은 틀을 강요할 수 없지만, 제조 강국에서 경험적으로 필수라고 여겨지는 조율과 협의를 유도하는 정치적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그것까지 더해졌다면 대한민국은 훨씬 더 잘 나갈 수 있지 않았을까.지금의 경제현실을 살펴보면, 한국 경제는 자동차와 조선, 철강, 전자와 같은 전통 제조업의 강국인 동시에, 혁신과 창의성 및 빠른 전환이 필요한 IT 강국이기도 하다.정부가 선두 지휘하는 조정시장경제가 전통 제조강국 시절에 잘 먹혔다면, 지금의 우리 상황에서는 시장자율을 중시하되, 규제혁파로 혁신을 북돋우는 레벨업된 정부의 조정기능이 필요해 보인다.모방할 대상이 없는 시대,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정치경제 시스템을 모색해야 할 때다. 새로운 시스템을 어떻게 지칭하든, 거기에는 노사정과 여야를 비롯한 이해집단 간에, 갈등과 파탄 대신 조율과 합의가 가장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철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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