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법사위원장 자리 잠시 앉았다고 사실조사 없이 징계 힘자랑하다 제동""野 극단주의자들에 의지하더니 위기"…헌재엔 검수완박법 판단도 촉구김기현 "박병석 판 깔고 野 광란의 칼춤, 누가 누굴 징계하나"…민주 "무죄인양 뻔뻔"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5월20일 국회 본회의 시작 전 더불어민주당이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본회의로 직회부한 '출석정지 30일' 징계안 처리 위기에 놓인 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2주 전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석 불법 점거 혐의가 있다며 본회의 직회부·의결을 강행한 '출석정지 30일' 징계안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재판관 전원일치' 결정으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폭거"라는 대야(對野) 비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대선과 지방선거를 연이어 패배한 민주당의 '위기' 원인이 '극단성'에 있다고 충고하기도 했다.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4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3일) 헌재가 김기현 의원 징계안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사실관계 조사도 없었고 징계요건 자체도 성립하지 않았던 비상식적 '힘자랑'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징계의 이유는 국회의원이 희대의 악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관련 법안 지칭)을 막기 위해 법사위원장 자리에 잠시 앉았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지난 4월26일 검수완박법 단독 의결을 밀어붙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법사위에서 대치하던 중, 전체회의 정회 시간 김 의원이 법사위원장석에 앉은 모습이 포착되자 민주당은 지난달 4일 '위원장석을 점거, 회의 진행을 심각히 방해했다'는 이유로 국회 윤리특위에 김 의원 징계안을 제출했다. 뒤이어 징계안은 국회 본회의로 직회부됐으며, 지난달 20일 본회의에서 비공개 표결 결과 재석 268명 중 찬성 150표로 가결됐다. 기권은 9표, 반대는 국민의힘 의석 수와 같은 수준인 109표였다.국민의힘이 징계안 가결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며 병행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헌재는 전날 "이 사건 가처분 신청은 본안심판(권한쟁의 심판)이 명백히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가처분을 기각한 뒤 청구가 인용됐을 때 (김 의원에게) 발생하게 될 불이익이 더 크다"며 인용 결정을 내렸다.



지난 5월20일 국회 본회의가 열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직회부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출석정지 30일' 징계안이 비공개 표결을 거쳐 통과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권성동 원내대표는 "오죽하면 민주당 정부가 임명한 헌재 재판관들조차 '이건 아니'라고 가처분을 인용했겠나.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징계안의 본질은 '국회의원 조차도 없는 죄로 징계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권력을 과시하고, 저항의 가능성을 꺾어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그는 "작금의 민주당 위기는 선거 패배 때문이 아니다. 선거 패배는 위기의 '결과'이지 결코 '원인'이 아니다"며 "지난 5년 민주당은 위기가 올 때마다 극단주의자들에 의지했고, 득세한 극단주의자들이 다시 위기를 불러오는 악순환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이어 "검수완박 역시 '처럼회'와 같은 극단주의자들이 주도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눈치를 보다가 김 의원에 대한 탈법적 징계안에 찬성표를 던졌다"며 "위기와 극단주의 악순환이 쌓이고 쌓인 결과가 최근 세번의 선거에서 직면한 국민의 심판"이라고 강조했다.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헌재의 결정을 보면서 부디 지난 과거를 반성하시라"며 "만약 민주당이 또다시 극단주의자들에게 휘둘리며 과거 '검찰개혁'을 외쳤던 것처럼, '헌재개혁'과 같은 현실 도피적 구호를 내건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쓴소리를 덧붙였다.그는 전날에도 헌재의 김 의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 직후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결정"이라면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한편 '검수완박' 입법 과정에 대해 국민의힘에서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및 권한쟁의 심판 관련 결정도 이뤄져야 한다고 헌재에 촉구했다.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안건조정위 무력화'는 물론 '검수완박법 본회의 상정'에 대해 헌재에 효력정지가처분 및 권한쟁의 신청을 했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라며 "징계안보다 그 위헌성이 더 심각하며, 절대다수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검수완박법에 대한 결정을 미루는 것은 헌재의 무책임과 게으름"이라고 말했다.그는 "법사위 안건조정위에 상정된 법안과 전체회의에 상정된 법안이 다른데도 일사천리로 표결처리됐다. 표결 자체가 원천 무효이다. (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이었다가 탈당해) '비교섭단체 몫'으로 안건조정위원에 참여했던 민형배 의원은 꼼수탈당, 위장탈당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헌재는 조속히 반헌법적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전날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의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은 민주주의를 버린 민주당에 대한 법의 엄중한 경고"라며 "막무가내 식으로 징계안을 밀어붙인 민주당은 국민 앞에 백배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도 "모든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상실한채 오로지 거대 의석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는 민주당의 비민주적 폭주를 더 이상 인내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헌정사에 계속 부끄러운 기록으로 남겨지려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고 가세했다.



지난 5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직회부된 자신에 대한 '출석정지 30일' 징계안의 내용을 반박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한편 김 의원은 민주당 출신 국회의장으로 자신에 대한 징계안 의결, 검수완박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의사일정을 협조한 박병석 전 의장을 겨냥했다. 그는 징계안 효력정지 가처분 직후 페이스북으로 "이성을 상실한 민주당 지도부가 광란의 칼춤을 췄던 국회 초유의 사건이다. 그 칼춤판을 깔아준 사람은 박병석 전 의장이었다"며 "너무나 당연한 헌재 결정에 대해 민주당이 뭐라 궤변을 늘어놓을지 흥미진진하다"고 날을 세웠다.또 "저 김기현이 미워서 '남극섬에 위리안치시키겠다'던 이재명 의원님, 국회 역사를 치욕으로 얼룩지게 한 박홍근 원내대표님, 또 무엇보다 민주당의 마녀사냥에 부화뇌동해 역사에 길이 남을 흑역사를 쓰신 박 전 의장님. 이 분들이야말로 중징계를 받아야 할 대상이다"며 "'민주'를 팔아 자기 출세만 탐해온 민주당이 감히 누구를 징계한다구요?"라고 반문했다.반면 민주당은 오영환 원내대변인 논평으로 "(헌재의) 판결문 내용을 보면, 본안(권한쟁의심판)에 가서 판단하자는 것뿐"이라며 "(본안) 판결 시기만이 옮겨졌을 뿐인데, 마치 그런 사실이 없었던 것처럼 저렇게 행동하는 국민의힘은 반성부터 하길 바란다"고 맞받았다. 오 원내대변인은 "마치 무죄 판결이 난 것처럼 뻔뻔하다", "국민의힘의 태도가 정말 부끄러운 줄 알아야 된다"면서 "본안 판결에 있어서 사실관계에 입각한 명확한 판단이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